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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2024년 9월의 유럽

0929, El Rastro 벼룩시장, Plaza Mayor 마요르 광장, Wanda Metropolitano 시비타스 메트로폴리타노

by zyeon_v 2024. 12. 27.

마드리드에 도착함과 동시에 노래를 불렀던 플리마켓이 열린 날! 
매주 일요일에만 열리는 이 곳은, 아침 일찍 서둘러도 사람이 많다는 말을 들었기에 
애당초 우리는 느긋하게, 움직이자 했다ㅎㅎ 

벼룩시장(영어: flea market)은 중고품을 파는 프랑스의 노천시장이다.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 된 물건을 팔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고, 실질적으로 벼룩과는 무관한 명칭이다. 가구, 보석, 옷, 골동품, 그림, 오래 된 책, 장식품 등이 단돈 몇 유로에서 수만 유로에 이기까지 거래된다. 파리의 관광명소로 꼽혀 전 세계 여행자들이 이 곳을 찾는다. 프랑스 이외에도 유럽의 대도시에는 이런 벼룩시장이 여러 곳 있다. (출처: 위키백과)

오전 11시쯤 택시에서 내린 곳은 마켓 초입. 
명성만큼이나 길게 양쪽으로 즐비한 여러 상점들 가운데로 정말정말정말 
마드리드 사람들이 다 여기모여있는 건가 싶을정도의 인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이어지고, 절대 끊어질 수 없게, 
이어져 있었다. 

<El Rastro 위치> 

영국으로 출발하는 날 아침, 공항 라운지에서 알았다. 
내일 매일 하고 다니던 반지 3개를 집에 두고 왔단 사실을...

몇 년동안 매일 했던거라 그 허전함을 일찍이 알아 챌 수도 있었을텐데... 
급하게 집을 나선것도 아닌데, 어째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아, 이건 유럽에 가서 반지를 사라는 하늘의 뜻이구나! 라며 자의적 해석으로, 
오히려 들떠있었고, 
오늘의 이 마켓에서 그 행운의 반지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짓없이, 마켓 첫번째 상점에서 여러 악세사리를 볼 수 있었고, 
적당한 것들을 이 손가락 저 손가락 끼워보며 나에게 딱! 인 반지 특템 >.< 

그 뒤로 여러 상점에서 산 물건들은 아주 값어치 있는 나의 소비가 되었다. 

어수선하고, 엉망진창이고, 사람이 잔뜩있고, 내 발로 걷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의 힘에 의해 
떠밀려 가는 듯한, 비록 내가 상상한 여유롭게 골동품들을 구경하는 그림은 전혀 나올 수 없었지만 
이 또한 인생에 몇 없을 흥미로운 쇼핑이었음을! 

걷다걷다 걷다보니 널찍한 광장하나가 눈 앞에 딱! 
저 파란 하늘 아래,
237개의 발코니를 가진 3층 건물에 둘러싸여있는 직사각형의 광장에서 
우리는 작은 장난감들이 된 것 같았다. 

<Plaza Mayor 위치>

마요르 광장 안에는 노상의 여러 식당들도 있었고, 
그 중 한 테이블을 꽤차고 앉아, 분위기를 한껏 내볼까도 싶었지만, 
영 사람이 많은 탓에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살짝 정신없이 식사를 할 것 같아
광장 근처 스페인 식당을 찾았다. 

인상 깊었던 '차가운 토마토 수프' 
안심스테이크 였나? 저건 약간 솔티하긴 했는데, 
그래도 평소 잘 안먹던 감자튀김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가성비가 괜찮았던 식당으로 기억된다. 

<Taberna Restaurante Bakea 위치>

점심을 먹은 뒤, 그 길로 숙소에 들어가 한 2시간 넘짓 쉬었을까. 

오늘 일정 중 가장 빅 이벤트, 레알마드리드 vs 아틀레티코마드리, 더비경기 직관!! 
바로 이 경기다!!! 

적혀있는 시간은 한국시간인데, 
실제 마드리드에서는 경기 시작이 저녁 9시였다. 

저녁 9시? 무슨 축구 경기를 저녁 9시에 한담? 싶었으나, 
마드리드 온 첫째날 바로 알았다. 이곳은 해가 저녁 8시 30분에서야 진다는 걸... 
고로, 저녁 9시 경기가 한국에서 체감하는 그 시간이 아니라는 걸... 
보통 마드리드는 한국에서 하는 시간보다 2시간 정도 늦게 한다는 걸...
예를 들면 점심식사 시간, 한국은 12시, 마드리드는 보통 오후 2시.
저녁식사 시간, 한국은 오후 6시, 마드리드는 8-9시 

경기 시작 전부터, 경기 내내 레알마드리드 홈구장이 아니여서, 어웨이팀의 서러움(?)을 한껏 느꼈다. 

택시를 타고 넉넉히 한 시간 전에 경기에 도착한 우리는, 
경기장 밖의 도로를 이미 점령해버린 아틀레티코마드리드 팬들의 기선제압, 함성과 폭죽, 그리고 응원가를 부르는 목소리에,

그들의 열정이 경이롭기도 하면서, 한편 살짝 무섭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인데도, 굉장히 상기되어 있는 것 같았고, 
그러다보니 경기 과정에 얼마나.. 더 흥분을 할지 가늠이 안되었다;; 

레알마드리드 선수가 경기 전에 몸을 풀기 위해 경기장에 나오면, 
그 야유가... 사람을 짓눌러서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위험하고, 아슬아슬하게 느껴졌지만, 
이런 분위기 역시 이 곳의 문화와 역사이겠거니 하면서 
떨리는 심장을 최대한 티안나게, 진정시키느라 애썼다. 

토트넘 직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곳에서의 열기는 너무 대놓고 뜨거웠다. 
조금 격하다 싶었을까. 
결국 후반전 시작하고 15분? 20분쯤 지났을 무렵, 
레알마드리드 콜키퍼 뒤에 있는 홈팀의 팬들이 본인들이 소지했던 쓰레기를 
경기장 안으로 던지기 시작했고, 그 중 라이터도 있었다고... 

그걸 직접 본 레알마드리드 골키퍼부터 해서 그 팀의 선수들이 한 명 한 명 경기장을 
나가는 것 같더니,, 정말 그 길로 경기장을 나가버렸다. 

경. 기. 중. 단. 

언제 다시 재개가 될 지 모르기도 했거니와, 
일단 너무 흥분되어 있는 팬들 사이에서 끝나는 시간에 함께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살짝 상상해보건데, 무사히 집에 갈 자신이 없었다.... 저녁 9시 경기라 이미 10시가 훌쩍 넘기도 했고, 

오빠와 나는 남은 경기는 미련없이, 호텔가서 보자며, 
경기가 중지되고 한 10여 분 후쯤에 경기장을 어서 빠져나와, 
우버를 불렀다. 

<Wanda Metropolitano 위치>

호텔에 도착하니 경기가 재개되어 있었고, 15분 정도 경기시간이 남았다. 

호텔과 머지 않은 경기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더비경기를 
아이패드로 틀어 놓고, 우리는 컵라면에 따뜻한 물을 부으며,
지금 호텔에 돌아와서 참 다행이라며- 모든 상황을 안심했다. 

경기보며, 컵라면을 먹으면 안도했던 그 날, 
여러가지의 것들이 꼼꼼하게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