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부쩍 on air로 보는 tv프로그램이 없는 것 같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방영 중은 물론, 종영 후에도 여러 ott를 통해 내가 시청 가능한 시간에 맞춰 골라 볼 수 있다.
특히, 드라마 같은 경우엔 종영 후 한번에 몰아보기가 가능해,
다음 편을 일주일 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불편함? 혹은 기다림?이 없어도 되지만,
가끔 호기심 지연, 절제 훈련의 장이 없어진 거 같아 아쉽기도 하다ㅋㅋ
나는 지난 드라마를 ott에서 찾아보는 취미가 있다.
별다른 정보없이, ott를 뒤적이다가, 제목이든 출연배우든 드라마 컬러든 끌리는 게 있으면, pick!
그렇게 해서 이번에 나의 눈에 들어온 건, JTBC에서 방영했던 '조립식가족' 이다.
총 16부작이었던 드라마를 일주일도 안걸려서 다 본 것 같다.
언뜻보면 여타의 청춘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드라마들과는 달리 조립식가족은 1회부터 소재에 흥미가 생겼다.
조립식 組立式
명사 여러 부품을 하나의 구조물로 맞추어 짜는 방법으로 꾸미는 방식
조립식가족은, 어학사전에서 그 뜻을 볼 수 있듯이,
다양한 형태의 여러 가족이 하나의 가족으로 맞춰 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여러 각기 다른 이유에서 위아래 층을 살며, 아침/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이들이다.
부자관계 한 쌍, 모녀관계 한 쌍 그리고 모녀와 함께 사는 남자 아이 한 명까지.
두 아버지들도 마치 여느 다를바 없는 부부처럼,
또래 아이들 세 명도 어렸을 때부터 형제 자매처럼, 지내오는 과정에서,
매 회마다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가감없이 건드린다.
물론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족의 형태는 정해져있지만,
점점 다양해지고, 확대되어가고 있는 가족의 의미,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어느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각자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등 생각해보고 되짚어보게 하는 지점들이 드라마 곳곳에 많았다.
등장 배우들도 각 캐릭터와 잘 어울려선지,
드라마에 몰입해서 울고 웃고, 재밌게 봤다.
한번 봤지만, 계속해서 몇 번이고 다시 보는 드라마가 몇 편 있다.
대표적으로 나의 아저씨, 푸른바다의 전설, 그들이 사는 세상,
슬기로운 의사생활, 도깨비, 별에서 온 그대... 등등
이 리스트에 조립식가족이 새롭게 추가 될 듯하다.
등장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고, 드라마를 보는 내내 행복했던 감정이 많이 남는다.
가족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어려운만큼, 어떤 모습이여야 하는지, 정답도 없는 듯 하다.
그럼에도, 가족의 의미도... 형태도... 역할도...
구성원으로서의 당위성도... 다시 생각해 보게되는 드라마다.
'문화 감상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연] 발레 <호두까기인형> \ 2024 예술의전당&국립발레단 (2) | 2024.12.22 |
---|---|
[책] 제법 안온한 날들 (당신에게 건네는 60편의 사랑 이야기) \ 남궁인 (0) | 2024.12.19 |
[책] 비트겐슈타인의 말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1) | 2024.12.01 |
[책] 단순한 열정 \ 아니 에르노 (1) | 2024.11.23 |
[전시] 1120, 유코 히구치 특별展; 비밀의 숲 | 더현대 (0) | 2024.1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