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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여행/2024년 9월의 유럽

240918, 유럽여행 시작, 런던으로 출발

by zyeon_v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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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장기근속 리프레시 휴가 시기가, 하필 결혼 10주년과 나의 퇴사 그리고 추석 연휴가 끝나는 시기에 딱 맞물려 '완벽'에 가까운 유럽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유럽여행의 여운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두 달여가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그 감동에서 쉬이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리프레시 휴가 10일,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을 여행 시작 일정으로 세운다면 9월 업무 기간은 단 2주, 지난 4월부터 회사에 말해뒀던 나의 퇴사는 8월 말에 되서야 9월 13일을 마지막 근무로 하게 되어 여행 전 회사와 완전한 이별(퇴사까지도 탈이 많았던 이 회사 이야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풀겠다), 만약 퇴사가 더 미뤄졌다면 내 2024 연차로 소진해도 충분했기에 딱히 문제될 건 없었고.

이 여행의 시작은 오빠의 유럽 축구 관람이었기에 오빠 혼자 다녀오라던 나의 너그러움이, 갑자기 변심하였고 결과적으론 우리 둘이 함께 하는 첫 유럽여행이 되었다. 각자의 일로 출장 차 유럽은 몇 차례 다녀왔지만, 우리 둘의 '첫 경험'이라 하면 또 설레니까!

우리는 그렇게 뒤돌아 볼 것도 없이 홀가분하게 홀연히, 축구경기 직관과 전시회(미술관, 박물관)라는 두 가지의 아이템만 가지고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탑승구 앞에 섰을 때 그 묘한 기분 좋음이 있다. '어떤 여행'이 될지 극도의 기대감과 다시 돌아오게 되어서 밟게 될 입국장이 동시에 그려지면서 시작의 설렘, 끝의 아쉬움이 극한으로 치닫으며, 심장을 울린다. 말도 못하게 좋다는 이야기다ㅎㅎ 

14시간 30분 비행은, 가기전에는 아득했으나, 막상 두 끼의 식사와 한 번의 간식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 한 듯 하다. 
때마침 그날 아침 생리 시작^^ 비행기 안에서도 화장실 다니기가 바빠서 그랬는지, 시간이 금방! 
차라리 여행 첫 날에 양이 많은 생리 첫 날이라,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비행기 사전자리 예약을 하는 편이다. 이번에 오빠가 워싱턴을 다녀오면서 우연히 비행기 맨 뒤 2인석을 앉게 되었는데, 세 시트가 연결되어 있는 좌석보다 훨씬 자리도 넓고 아늑하니 좋았다면서 추천을 하길래, 반신반의하며 비행기 뒷 편에 2인석 자리를 사전 예약! 
창가 쪽 공간이 여유가 있고 또 우리 둘만 있다보니, 몸도 마음도 편하긴 하더라. 
다음에도, 그 좌석 찜해봐야지ㅎ  

 

그렇게 하늘에서 아늑한 시간을 보내고,
런던 상공에서 곧 착륙하겠다는 방송이 나왔고, 현지시간 아마.. 오후 4시 30분에서 5시 사이에 착륙! 

서울에서 아침 11시 10분 비행기를 타고, 런던에 오후 5시 도착하니 
두 국가 간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다 저녁에 잠들면 시차는 잘 적응할 수 있겠다 싶었다. 

공항에서 짐을 찾고, 우버를 불러(기사님이 길을 잘 모르셨는지 공항에서 우버 승강장을 찾으시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리셨다) 호텔에 도착하니 저녁 8시! 
이미...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눈에 잠이 한가득에... 정신은 몽롱해진 상태...

 

타워브릿지 옆 템스강변에 자리해 훌륭한 전망을 자랑하는 호텔 'The Tower Hotel, London'

우리가 4박 5일간 런던에서 묵을 숙소,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누워서, 혹은 새벽에 일어나서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창밖의 타워브릿지 뷰는 정말이지
단연 내 인생에서 황홀한 순간들에 추가되었다. 

그렇게 졸린데도, 이 야경은 내 얼마남지 않은 에너지마저 남김없이 연신 감탄하는데 쓰게 하였다. 

 

저녁으로 호텔 1층 bar에서 피자 한 판 사서 각 한 조각씩만 콜라에 겨우 넘긴 후,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새벽 2시에 잠깐 깼다가 금새 다시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잠결에 본 타워브릿지 야경은 꿈 속 같았고, 꿈인지 꿈이 아닌지 헷갈리는 오묘하고 신비로운 기분으로, 
그렇게 유럽에서 첫 날은, 꿀잠으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