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보 이상 걸었던 전 날의 미술관 투어 덕분에, 아주 푹자고, 기분좋게 일어났다.
아마도, 아침 6-7시 사이에 일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했던 게, 타워브릿지의 아침을 배경으로 두고,
자는 사이에 한국에서 와있던 여러 연락들에 답을 하는 것이었다.
이 사진은 아마 오빠가 눈 뜨면 바로 보이는 장면을 담았던 듯 하다.
여행 마무리때쯤에나 받은 사진이라, '이런 사진을 언제 찍었지' 하며 깜짝 선물을 받은 듯 기뻤다.
내 뒤에서 기척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멋진 장면을 남겨줘서 고맙다.
오늘의 계획은 어제 저녁을 먹으며, 만들어졌다.
일단 첫 행선지는, 노팅힐!
'노팅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그래서 오빠가 이번에 꼭 같이 가봤으면 했단다.
오히려 나는 가보지 않아도 괜찮다 했는데, 결론은 오빠 말 듣기를 잘했다는 생각:-)
노팅힐을 갈 때는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영국 지하철 노선과 표지판이 헷갈려, 가는 길을 조금 헤매긴 했으나,
그 역시 재미짐>.<
역에서 내려, 노팅힐 거리까지 걸어가는데, 길게 늘어진 플리마켓 구경하는 재미에,
이른 아침 시간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Portobello Road Market 위치>
가다가, 영화 노팅힐 여주인공인 줄리아 로버츠 포스터가 크게 걸려있는 노팅힐이라는 가게가 있는데,
영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한다.
진짜 영화 노팅힐을 촬영한 곳은 아래 사진에 보여지는 이 서점!
우리는 아점을 해결할 겸, 근처 브런치 카페를 찾았고,
운이 좋게도 우리는 이 서점이 훤히 잘 보이는, 맞은 편 창가 자리에 앉아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 전, 우리는 영화 노팅힐 촬영지였던 서점에 먼저 들러,
구경을 했고,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픈 적절할 책도 발견해,
기념으로 책 한권도 샀다.
런던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봤는데, 노팅힐 영화.
남녀주인공이 자신의 감정 앞에 머뭇거리는데 영화 대부분의 시간을 소비한다. 그 점이 참 맘에 든다.
머뭇거림, 어쩌면 사람 감정에 가장 솔직한 모습이지 않나 싶다.
이 서점 맞은 편, 운이 좋은 자리에서 식사를 했던 브런치 카페는 <Mike's Cafe> 다. 서점 맞은 편이여서 갔다기보다는, 오빠의 최애 구글맵에서 찾아본, 리뷰 좋은 카페였던 것!
가보니, 하필 서점 맞은 편, 하필 딱 마주보이는 창가자리,
운수 좋은 날! :D
<Mike's Cafe 위치>
영국에 와서 첫 영국식 식사!
내 입맛에는 은근 잘 맞아서, 한 그릇 쓱쓱싹싹 몽땅 다 비워냈던-
오빠야말로 한국에서는 그렇게 찾던 소시지, 해시브라운, 빵 등등의 양식 느낌의 식사였는데,
막상 유럽와서 나보다 더 고생했다던.
말이 브런치지, 저 한 그릇 다 먹고 나니, 저녁때까지 배가 안고프더라.
식사 후, 정처 없이 떠돌던 중 또 우연히 발견한,
영화 노팅힐에서 나왔던 휴그랜트 집! 그 유명한 파란색 대문!
처음엔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대문 앞에 계단이 있지 않았나 싶어,
여기 아닌거 같아, 그러면서도 혹시 모르니 사진은 열심히 찍어뒀는데.
나중에 영화로 다시 확인해보니, 내 기억이 잘 못 되어 있었던...
저 집이 맞아!! 사진 찍어두길 잘했어!ㅋㅋ
그렇게 오전, 점심 시간을 한가로이 보내고, 이제 어딜갈까- 하며 찾아보던 중,
오빠의 구글맵에서 나온 쇼디치(Shoreditc) 라는 동네를 가보기로 했다.
런던에서 지하철보다 버스는 훨씬 이용하기 편하고 쉬웠던 대중교통이었다.
노팅힐을 갈 때 지하철을 타 한 참 헤맸던 경험때문에, 우리는
이후 왠만하면 버스를 이용했고, 한국에 있을 때 대중교통을 거의 이용할 일은 없지만,
만약 이용한다고 해도, 지하철보다는 구경거리가 많은 바깥 세상을 볼 수 있는 버스를 선호하는 편이다.
뱅크시 벽화가 있다고 해서, 그걸 보려고 왔는데
어떤 카페 안에 그려져 있어, 그래피티만 보고 나오기 애매하더라.(위 사진 세장 중 가운데 사진)
아쉬운대로 문 밖에서 눈길 한번 주고,
골목 골목을 거니는데, 이거 왠 걸! 뱅크시가 아니더라도,
감탄이 나오게 하는 그래피티가 정말 많던데?
쇼디치는 인접한 혹스턴과 마찬가지로 예술적이고 트렌디한 지역입니다. 쇼디치 하이 스트리트, 그레이트 이스턴 스트리트, 올드 스트리트 주변의 화려한 클럽과 바를 젊은 창작자와 트렌드세터들이 채우고 있으며 세련된 체인 레스토랑과 스마트한 개스트로펍부터 크래프트 커피 전문점과 누들 바까지 다양한 먹을거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빈티지 상점과 디자인 상점도 많습니다. (출처: 구글맵)
예술이 한가득한 거리에서, 커피 한 잔은 당연히!
생각보다 긴 시간을 한참 앉아 있었다.
Allpress Espresso Bar Shoreditch,
커피 원두가 맛있다고 한 커피숍이었는데,
약간 쌀쌀했는지, 떡하니 카모마일 티를 주문 함...ㅎㅎ
가게 밖에 있는 자리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 정말 좋은 위치와 분위기의 커피숍이었다.
<Allpress Espresso Bar Shoreditch 위치>
쇼디치는 돌아다니다보면 심심치 않게, 흥미로운 가게들이 많이 보인다.
그 중에서 흥미를 끄는 가게가 있다면, 그냥 구경하기에도 좋으니, 과감하게 들어가보면 된다.
원래 물건을 막 사들이는 편이 아니라서, 이번에는 쇼디치에서 구매한 물건이 없지만
아마, 다시 한번 찾게 된다면, 한번 다녀온 경험을 살려... 이것저것 사고자 한다면 정말 많이 사게 될 것 같다;;
어제는 실내 예술을 봤다면, 오늘은 거리에서 예술을 만난 날이 되었다. 역시나 계획한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게 쇼디치의 오후를 보내고 해가 지기 전에, 숙소 근처로 돌아왔다.
호텔 맞은 편에서 보이는 타워브릿지와 런던탑이 한 눈에 들어와 절경이 이뤘다.
매일 호텔을 가는 길은 늘 아름다웠고, 그곳을 걷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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