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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김지연

낡을 수록 더욱 영롱한, 오래된 꿈을 간직하는 노고

by zyeon_v 2025.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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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유로움은 나에게, 쓸데없는 방황(?)의 시간을 주기도 한다. 
갑자기 '인생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 들어오기도 하고, 원인 불명의 대상 없는 불안이 생겨나기도 한다. 

2월 19일 수요일 아침, 이번주 내내 여느 때와는 생리패턴으로 힘들었던 몸이, 
약간 추스려지는 듯하여, 외출을 감행해기로 큰 결심을 하였다. 

오랜만에 외출은 스타일이랄게 없는 나의 패션에 더 신중함을 기하게 한다. 
가늠할 수 없는 날씨에 대비를 할 것인지, 
아니면 이런 기회가 아니면 옷장에서 몇 번 나올 수 없는 기회를 노리고 있는 옷들을 선택할 것인지. 
기가 막히게도 두 가지에 교집합으로 걸쳐져 있는 옷은 별로 없다. 

아침 9시, 평소에 울릴 일없던 시간에 몇 년만인지도 모를 한 선배에게 전화가 온다. 
그와의 마지막 통화가 이 전 직장에 입사한 그즈음일 테니, 족히 6년 전쯤은 될 것이다.
핸드폰 화면에 뜬 그 이름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반가웠다'. 

나의 기분은 목소리에 늘 묻어난다. 
어김없이 수화기 넘어 목소리가 들리기도 전에 '선배~ 오랜만이에요! 와, 진짜 오랜만이에요'라는 
나의 반가움을 일방적으로 쏟아냈다. 

짧지 않은 통화를 마치고, 나의 무겁게 얽혀있던 마음이 한 꺼풀 풀린 듯했다. 
뭔가 방법을 찾은 듯, 본인이 당장 해보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서 가슴 벅찬 설렘으로 나에게 쏟아내셨다. 
그가 지금 품고 있는 꿈은... 예전에도 간절하게 품고 있었던 꿈이었다! 
짧지 않은 시간,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을, 꿈을 잊지 않기 위해 또 포기하지 않기 위해 
버텨내 왔을 그 기백과 의지가 헐렁해져 있던 나의 마음에 번뜩이는 빛이 되어 들어왔다. 

 

나를 설레게 하는 일관된 나의 꿈은 무엇일까.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나에게도 분명 있다. 

다만, 지금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실행하는 걸 머뭇거리고 있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냥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보자는 게 나의 생각이었다. 

이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곧 꺼내야 하는 시기가 다다른 듯하다. 
꺼낸 이후엔 무조건 움직여야 하기에, 참으로 꺼내기 망설여지는, 
지독한 게으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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